'집단의 힘'

'집단의 힘'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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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힘

책을 읽으며 여러 번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집단의 의사결정에 편승하고, 소속감에 안주하며, 타 집단을 쉽게 배척하고, 때로는 무행동 따돌림을 행했던 제 모습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그 과오가 집단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스스로의 죄책감을 조금 덜어내려는 제 모습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반성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이러한 집단 심리가 인류의 발전과 비극 모두에 깊이 작용해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기 쉽도록 진화하지 않았음에도, ‘옳은 선택’보다는 집단의 통일된 사고와 안정성에 의존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런 심리는 개인의 한계를 넘어 빠르고 효율적인 성취를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전쟁·차별·혐오 같은 비극의 씨앗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이 단순히 내가 속한 조직의 관점보단, 내가 사는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읽혔습니다. AI 시대를 살아가며, 넘쳐나는 값싼 정보들 속에서 피로감을 자주 느끼곤합니다. 정보를 선택하고 해석하는 일은, 오히려 AI가 없던 시절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고, 이런 인지적 부담 속에서 집단의 사고에 편승하는 일은 점점 더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집단을 바꾸는 ‘건강한 소수’는 꽤나 멋져 보이지만, 그 소수가 되는 길의 고됨은 멋짐과 저울질하기엔 너무도 험난해 보입니다.

집단 심리에 대해 너무 비판적인 감상만 늘어놨지만, 한편으로는 집단 심리 속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강한 에너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 복무 중 느낀 전우애, 가족과 지인들에게서 오는 안정감, 팀원들과 함께 위기를 이겨내려는 근거 없는 열정, 그리고 절망을 버티게 하는 신앙심이랄지.. 확실히 이런 감정들은 분명 평범함을 넘어선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어쩌면 우스운 생각일수도 있지만, ‘집단사고를 경계하자는 집단심리’가 생긴다면, 그것은 집단의 힘이 한 차원 진보한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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