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정석' 독후감
'기획의 정석 (박신영)' 읽음
미래의 세상이 어떨지에 대한 생각은 어릴 때부터 내 단골 상상 소재였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만화, 소설을 즐겁게 소비하며 상상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 느끼는 미래는 많이 다르다. 예전에 떠올리던 미래가 막연하고 재미있는 상상이었다면, 지금 마주하는 미래에 대한 생각은 내 실제 삶과 생존이 걸린 문제로 느껴진다. 예전에는 즐겁게 소비했다면, 이제는 예측하고 대비해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근 몇 년 간 많은 것들이 변했다. 안좋게 말하면 매순간 내가 하던 일들이 AI에게 넘어가고 있다. ‘내 역할이 AI로 대체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조차 사치로 느껴진다. 실제로 매일 조금씩 내 역할을 AI에게 넘기고 있고, 그 과정에서 내 역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고민을 하다보면 결국 이런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내가 하던 일의 대부분이 AI에게 넘어간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생각 속에서 ‘기획의 정석’을 읽고 처음에는 다소 인간 중심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대부분의 내용이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시대라는 맥락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오히려 이 책이 말하는 내용이 인간의 역할에 대한 힌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I는 점점 더 많은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낸다. 글을 쓰고, 결과물을 만들고, 분석을 수행한다. 그러나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어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왜 그것이 중요한지는 여전히 인간이 정의해야 한다.
‘기획의 정석’이 말하는 기획의 핵심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느꼈다. 기획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구조화하며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AI가 생산을 담당하는 시대라면, 인간은 문제를 정의하고 맥락을 설계하며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의하는 일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다.
현재는 여전히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속도를 따라가는 일은 쉽지 않다. 먼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요즘 나는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이 책에서 얻지 않았나 싶다.